사원(절)은 집이 아니다. 집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아니 된다. 인간은, 아니 모든 존재(有情)는 편안히 휴식하고 깃들 수 있는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그런 안주처로서의 주거 공간이 집이다. 따라서 집이 주는 평안과 집착은 그 개별성으로부터 파생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 집(가족, 가정)만을 알고 집착하며 타인이나 다른 집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될 때, 자칫하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무관심과 소외를 가져오게도 된다. 집이 이렇게 될 때, 그 집으로부터의 용기 있는 탈출이 요구된다. 이런 떠남을 출가(出家)라고 한다. 집을 떠나 절로 갔다. 절은 이와 같이 집이 아니다. 집을 떠남이 절에 가는 것이다. 집이 '닫힘'의 상징이라면, 절은 '열림'의 마당이다. 집은 '소유'하는 것이라면 절은 소유를 떠나는 '존재'의 세계이다. 왜냐하면, 불교가 그렇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 "사원은 공동체의 터밭이다", 특집/오늘의 사원, 그 존재와 의미② 《대중불교 55호》 중에서... <현대불교미디어센터 ⓒ 2005>